서울 강남에 있는 헬스장에서 1억 원이 넘게 들어있는 금고가 통째로 사라졌습니다.
범행 장면이 건물 CCTV에 고스란히 찍혔는데, 경찰은 헬스장 측이 용의자로 지목한 남성들을 뒤쫓고 있습니다.
박기완 기자가 보도합니다.
[기자]
지난 25일 새벽 5시쯤,
성인 남자 2명이 헬스장에서 힘겹게 금고 하나를 통째로 들고나옵니다.
뒤이어 또 다른 남성은 골프 가방을 가지고 승강기에 올라탔습니다.
일당은 타고 온 차량에 오물을 뿌리는 등 어지럽힌 뒤 다른 승용차에 금고를 싣고 서둘러 떠났습니다.
금고에 들어있던 수표와 현금만 1억 천5백만 원어치, 골프용품 등까지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더 큽니다.
일당은 헬스장에 들어와 탈의실에 사람이 있는지 먼저 확인했습니다.
그리고 미리 외워둔 비밀번호를 사용해 이곳 사무실에 있는 금고를 가지고 나가는 데까지 채 5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.
1층에는 사람이 있었지만 당당하게 인사하는 일당을 의심하긴 어려웠습니다.
[헬스장 건물 경비원 : 세 군데가 24시간 개방이거든요. 골프용품 들고 수시로 들고나고 그러죠.]
헬스장 측이 용의자로 지목한 건 다름 아닌 회원 A 씨,
A 씨가 관장과 함께 간 여행에서 술을 마시다가 거액이 헬스장 금고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겁니다.
관장은 뒤늦게 A 씨에게 연락해봤지만, 출장을 간다는 말을 끝으로 연락이 끊겼습니다.
[양윤우 / 헬스장 관장 : 차 상태를 확인하러 딱 갔는데 골프 가방 만 있는 거예요. 골프채도 여기 있었는데. 황당하고 머리 아파서 CCTV 틀려고 왔더니 금고까지 같이 가져가는 걸 발견한 거죠.]
하지만 A 씨는 YTN과의 통화에서 범행 당시 현장에 있던 건 맞지만, 금고에 손댄 적은 없다며 범행 자체를 완강히 부인했습니다.
[A 씨 / 헬스장 회원 : 저는 그 금고를 건든 것도 없고, 그냥 이렇게 서 있어요. (그럼 옆에 있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에요?) 모르는 사람이에요. (같은 차 타고 갔는데 모르는 사람 맞아요?) 태워달라고 그랬어요.]
경찰은 영상에 찍힌 일당의 신원을 추적하고, 피해자가 지목한 A 씨를 조만간 불러 조사할 예정입니다.
YTN 박기완[parkkw0616@ytn.co.kr]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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